프로토타입, 그리고 장기 레퍼토리.
2020년도 펀딩 종료 후, 혼자 짐덩이를 떠안은 느낌이었다.
자신이 없었는지, 2년 동안 약 5번 정도 작품 기획서를 갈아엎었다. 지금은 신랑이 된 당시 남자친구가 그저 <말의 무게> 얘기만 나오면 지금도 한숨을 쉴 정도로 귀가 따갑게 이야기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리고 올해 사운드 다큐멘터리 작품을 기획할 때에는 실현 가능한 작품의 범위와 계획을 세웠고 나아가 1년 단위의 단발적 연구발표가 아닌 보다 장기적인 레퍼토리를 수행할 수 있는 계획 수립에 신경 썼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본 프로젝트는 소리, 텍스트, 통계 데이터를 통한 학제 간 연구(Inter-disciplinary)로 <말의 무게>의 중심 테마인 ‘나와 당신을 위한 위로’로 연결되어 있는 작품 시퀀스로 나아가는 폴리포닉(Polyphonic)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게 계획한 작품의 프로토타입 그리고 본 공연, 장기 레퍼토리화 과정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권연순 대표는 ‘기획이란 작품을 선정하고, 선정된 작품에 따라 발표에 필요한 인력을 구성하고, 제작진과 협의하여 발표 일정과 장소를 정하고, 예산을 책정하며, 공연/전시가 완성되기까지 업무를 지원하는 등 이들을 총괄하여 진행하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각 프로젝트의 흥망성쇠는 각 연구실을 운영하는 담당자의 펀딩에 따른 결과라고 했다. 펀딩의 유무와 규모에 따라 팀 구성원 그리고 활동의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제일 먼저 사업의 펀딩과 이를 팀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기획자의 역량이 제일 중요하다. 하하…
솔직히. 힘들다!
10월 중순에 있을 인터뷰 촬영과 계속되는 작곡, 리스닝 존 구축, 10월 말까지 제출인 내년 지원사업 신청 준비, 그리고 박사 프로포절, 회사일🤯을 앞두고, "과연,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등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렇게 불안감에 시달릴 때, 어느 날 정금 작가님이 내게 얘기해주었다
"너무 완벽하게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마세요. 주위에 도움도 청하고 쉬엄쉬엄 일 해 주세요" 😇“”
당연히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작품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여느때와 같이 과정을 즐기기보다는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옴팡 받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님의 말씀으로 좀 힘을 빼고 대신 꾸준하게 매일 4~5시간씩 작업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위해 리서치하고, 작곡하고, 팀원분들과 협업하고 교류하는 과정은 분명 프로젝트의 에센스다. 이 작품을 통해 팀 구성원 모두가 함께 꾸준히 성장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환경을 만들고 싶다.
엔씨소프의 정병건 비주얼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로서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주어진 시간과 기술로 구현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되는 힘든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 가장 크게 성장했다. 또 재능있는 동료들과 우수한 슈퍼바이저, 아트 디렉터가 있는 조직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출발점에 있지만 시작이 반이다.😛
필자소개 Elsa Park(박재영)은 마음의 소리를 음향화하는 작곡가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겪은 우울증을 영감의 원천으로, 현대인의 심리적 명암을 수학적으로 해체하고 청각적으로 재조립합니다. 학부 시절 재즈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나만의 소리를 찾고자 6년 전 영국 유학길을 떠나 실험 음악으로 전향하였습니다. 2018년부터 데이터 기반의 사운드 작품을 공연·전시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음악을 했지만 아직도 예술계 초년생인 32살의 고군분투와 그와 관련한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공감을 교류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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