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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심리 데이터 소리로 번역하기


심리 데이터 소리로 번역하기


<말의 무게>에서는 기억의 흔적을 우리가 경험 했던 ‘말’에서 찾는다.

그리고 수치화 할 수 없는 마음의 무게를 연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겪었던 ‘언어 경험(Language experience)’을 그 출발 지점으로, 현대인의 심리 데이터를 소리로 번역한다.


사실 수치화 할 수 없는 것을 감각으로 대한다는 의미에서, 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넌센스 일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변환할 수 없는 것 사이의 현실적인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곡가는 <말의 무게>에서 청각이 아닌 데이터(Non-aural data)를 소리로 번역하는 작업(Sonification)을 통해 오히려 관객에게 소리 속에 흩어져 있는 자신만의 기억의 살펴보고 다양한 이들의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청각적 경험(Auditory Experience)을 권유하고자 한다.

‘크라머(Kramer)’는 음향화(Sonification)을 “어떠한 데이터 간 관계를 오디오로 번역함으로써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출처: The Sonification handbook, 이미지 출처: Kunst uni graz]






당신의 마음을 진단하는 오디오 가이드


<말의 무게> 에서 작곡가 박재영이 사운드 작품을 작업하는 방식은 때로는 직관적이고 때로는 수학적이다.

소리는 정보전달 역할(경고: 사이렌 소리 등)이나 기분을 고취시켜주는 역할(클래식, 팝음악 등)을 한다.

그리고 작곡가는 그 2가지 방식 사이에서 관객이 마음의 무게를 진단해볼 수 있는 심리-음향 시스템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현대인의 심리음향 생태계를 탐구하기 위한 1번째 단계로

언어로 인한 경험 중 가장 감추고 싶거나 지나쳐버리는 것, 즉, ‘연약함’ 에 대해 주목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사운드시네마 작품을 기획하여, 언어 폭력과 관련한 심리적 경험을 “희곡”을 통해 대사가 있는 허구의 스토리를 작품의 장치로 활용함으로써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프로젝트의 주제의식에 대해 관객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다가가고자 하였다. 그리고 가상인물의 희로애락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해 작품이 사람들의 정서적 배출구로써 작용하게 하고자 한다.


[2022 <말의 무게> 사운드시네마 쇼케이스 포스터]



올해 말 선보이는 온라인 사운드시네마 쇼케이스에서는 자체 구축한 리스닝 존을 통해 극 중 캐릭터의 관계와 장면 및 분위기 등에 따라 관객의 ‘선택’에 의한 주관적 시간에서 사운드를 병치하고 개개인의 심리-음향 환경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본 작품은 자연스럽게 관객의 능동적인 감상(Active Listening)을 권유하여 관객 주체의 다각적 편성의 사운드 시네마를 완성하고 새로운 공감 방식을 건네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Creating Immersive Sound with a 27 Speaker Array]


이후 쇼케이스를 통한 프로토타입을 발전시켜, 2023년 7월~10월에는 멀티채널 스피커를 통한 실감형 공간음향(Immersive) 사운드시네마 공연을 통해 각각의 기억과 그 말의 무게를 다중적 시공간으로 매핑하고 관객이 여러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multi-sensory) 작품을 발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말의 무게> 사운드시네마는 관객에게 소리 속에 흩어져 있는 자신만의 기억의 흔적을 살펴보게 하고 그 마음의 소리가 전시장의 시·공간을 재정의하는 청각적 경험(Auditory Experience)에 동참하길 권유하고자 한다.


또한, 위 공연과 함께 통계와 소리의 데이터 음향화를 통한 오디오 설치작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중립적 언어경험의 통계를 숫자로 치환하고 그 개개인의 ‘말의 무게’를 다시 소리로 출력하는 시스템을 접했을 때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및 어떤 새로운 형태의 공감 패러다임을 형성할 수 있을지를 시도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말의 무게> 프로젝트는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멀어진 사람 간 심리적 거리 및 언어폭력에 대한 사회적 내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마음의 무게를 소리로 자가 진단하고 또 가족, 친구,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고 성찰하며 청각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일상의 ‘심리 오디오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지 출처: How the creative use of audio tours is attracting a new museum audience]




필자소개



Elsa Park(박재영)은 마음의 소리를 음향화하는 작곡가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겪은 우울증을 영감의 원천으로, 현대인의 심리적 명암을 수학적으로 해체하고 청각적으로 재조립합니다.

학부 시절 재즈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나만의 소리를 찾고자 6년 전 영국 유학길을 떠나 실험 음악으로 전향하였습니다. 2018년부터 데이터 기반의 사운드 작품을 공연·전시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음악을 했지만 아직도 예술계 초년생인 32살의 고군분투와 그와 관련한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공감을 교류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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